얼마 전에 교회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교회 외부에서 2층으로 가는 계단 밑으로 새가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한 두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계단 밑을 살펴보니 새가 집을 지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그 집은 제가 어렸을 때 보았던 제비집과 많이 비슷해 보였습니다.
어렸을 때 한국에서 제가 자주 보았던 제비는 여름 철새라고 합니다. 겨울이면 따뜻한 남쪽으로 갔다가 봄이 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새를 철새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제비는 매년 같은 장소 같은 집으로 돌아오기로 유명합니다. 과학자들은 제비가 매년 그 먼 거리를 여행할 때 별자리나 태양, 심지어 지구의 자기장을 이용해 방향을 잡고 매년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온다고 합니다. 이렇게 매년 같은 곳으로 돌아오려는 본능을 ‘귀소본능’ 이라고 합니다.
‘귀소본능’은 제비에게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연어도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려는 본능이 있고, 철갑상어나 거북이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포유동물도 죽을 때가 되면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려는 본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에게도 ‘귀소본능’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께로 돌아가려는 마음입니다. 사람은 인생을 살면서 어려움과 절망을 느낄 때 어딘가에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내면에 공허함과 허전함 속에서 인생무상을 느낄 때 의지할 곳이 필요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럴 때 어떤 사람들은 돈과 명예에 집착하기도 하고 인간관계와 쾌락에 의지하려고도 합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인생의 허무함은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의 귀소본능은 창조주이신 하나님께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삶에서 느끼는 허전함은 하나님께로 돌아갈 때만이 만족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스스로 행위를 조사하고 여호와께로 돌아가자” (예레미야애가 3:40) 힘들고 어려운 삶의 고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 모두 영적인 귀소본능을 따라 하나님께 돌아가서 찬양과 기도와 말씀으로 하나님께 영광돌리며 평안함과 위로를 받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이태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