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으로 함께하는 묵상 (5 - 1) / ‘교회, 믿음의 공동체’
천로역정의 주인공인 ‘크리스천’은 예수님의 십자가와 무덤 앞에서 그의 무거운 짐이 벗겨짐으로 인해 진정한 기쁨을 누리게 되었는데요. 그를 짓눌렀던 짐은 바로 죄의 짐이었죠. 그리고, 그는 계속해서 천국을 향해 걸음을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죄의 짐은 벗어지고 기쁨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여전히 여러 고난과 어려움, 그리고 불안 요소들을 직면하게 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을 받고, 거듭난 자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삶에 고난과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죠. 다시 말해서, 천로역정은 독자들에게 “천국으로 향한 여정에는 기쁨과 평안이 있지만, 동시에 세상에서 겪는 고난과 어려움도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항상 깨어서 기도함으로 믿음을 지키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살전 5:6,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근신할찌라)
여정을 계속하던 크리스천은 ‘아름다운 궁전’(혹은 신앙의 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집을 안내하는 사람은 “순례자들의 수고를 덜어주고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인이 지은 집”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말 그대로, 단순히 지친 몸을 쉬게 하는 휴식처가 아니라,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순례자들이 함께 교제하며 영적인 힘을 새롭게 얻는 공간이었습니다. 크리스천은 그 집에서 환대와 격려를 받았고, 또, 말씀을 배우며 선배 신앙인들의 경험을 들으면서 함께 식탁의 교제를 나눕니다. 크리스천은 이 시간이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앞으로 맞닥뜨릴 고난과 시련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재정비의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주인공은 그가 걷는 순례길이 결코 혼자만의 길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신앙 생활도 동일합니다. 만약, 세상 속에서 혼자 믿음을 지키려 한다면 쉽게 낙심하고 지쳐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는 결코 다를 것입니다. 여러 지체들과 함께 하나님을 예배하고 나누는 말씀과 기도, 그리고 교제와 섬김을 통해 우리는 순례자로서의 힘을 다시 얻게 됩니다. 천로역정에서 주인공이 잠시 들어갔던 아름다운 궁전은 오늘날의 교회인 믿음의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이 땅의 교회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함께 나누는 교제는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자, 천국을 향한 믿음의 순례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교회 공동체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교회와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의 교제를 통해 우리는 천국을 향하기 위한 힘을 얻고, 함께 나아갈 수 있습니다. 로마서 8장 28절,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 아멘. (민진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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