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으로 함께하는 묵상 (5 - 2) / ‘구원의 기쁨과 눈물’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은 ‘아름다운 궁전’(혹은 신앙의 집)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 곳에서 믿음의 교제를 나누게 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요. 그 중에 한 사람이 크리스천에게 질문합니다. “가족이 있으신가요?” 이에 크리스천은 대답합니다. “아내와 어린 자녀 넷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다시 질문합니다. “그런데, 왜 함께 오지 않았나요?” 이에 크리스천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습니다. “그럴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하지만 가족들은 저의 여행을 결사적으로 반대했습니다. 아내는 세상을 다 잃게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했고, 자녀들은 고맘 때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할 일들을 쫓아다니느라 정신없었습니다. 그러니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순례여행을 함께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주인공은 멸망의 도시를 빠져나와 천성을 향해 가는 첫걸음부터 그의 몸과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등에는 무거운 죄의 짐이 있었고, 마음에는 여전히 세상에 남은 가족과 또 여러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궁전에서 뜻밖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간곡한 요청에 응하지 않은 가족의 모습으로 인해 주인공은 슬픔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어느덧 크리스천의 눈에는 천성을 향한 기쁨과 더불어 멸망의 도시에 두고 온 가족들을 향한 눈물이 섞여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믿음의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각자 믿음의 생활을 하는 가운데 가끔은 문득 떠오르고 생각나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여전히 주님을 모르는 가족, 믿음으로 살지 못하는 자녀들, 구원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여러 친구들… 그들을 향한 우리의 마음은 단순히 슬픔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믿는 자들에게 먼저 심어주신 구원의 대한 열망의 불씨이자, 사명인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의 구원과 믿음 생활을 위해서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거부와 거절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혹은 비난이나 박해를 당할지도 모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는 천국에 대한 소망이 멀게 느껴지고, 그저 지치기만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낙심하지 말고, 포기하지 않으시길 권면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와 노력을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을 위해서 흘리는 눈물, 애통해 하는 마음, 그리고 간절히 드리는 기도를 하나님은 들으십니다. 우리는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겠지만, 전능하신 구원과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역사하고 계시며, 더 큰 은혜를 위해서 준비하고 계십니다.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이 천성을 향해 묵묵히 걸으며 가족의 구원을 소망했던 것처럼, 우리도 오늘 동일하게 믿음의 길을 걸어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민진성 목사) “가로되 주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하고”(사도행전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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