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처럼 물드는 감사의 계절
버지니아에서 맞이하는 가을은 저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살 때는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 단풍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버지니아로 이사 온 이후로는 매년 가을이 기다려집니다. 그 이유는 바로 단풍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빚어 놓으신 붉고 노랗고 주황빛의 나무들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그 광경은, 아무리 여러 번 보아도 새롭고 하나님께 감사가 절로 나옵니다. 어제도 교회로 운전해 오는 길에, 길가의 나무들이 단풍으로 물든 모습을 보며, “Wow~ this is amazing!”라는 고백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번 주가 바로 그 아름다운 단풍의 peak라고 하는데, 마음 같아서는 이 아름다운 풍경이 한 달쯤 더 계속되면 좋겠습니다.
이 짧은 단풍의 계절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믿은 우리의 삶도 이렇게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삶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나뭇잎이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빛깔을 드러내듯, 성도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받은 사람답게 그리스도의 향기와 빛을 나타내야 합니다. 그 빛깔이 바로 ‘감사’의 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불평 대신 감사로, 염려 대신 믿음으로, 자기중심이 아닌 하나님 중심의 삶을 살아갈 때, 우리의 인생도 단풍처럼 아름답게 물들어 갈 것입니다. 가을은 흔히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불립니다. 하늘은 높고, 들판은 넉넉하며, 결실의 기쁨이 가득한 때입니다. 우리의 마음도 이 계절처럼 넉넉해지고 여유로워 지기를 바랍니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를 돌아보며 감사의 고백이 흘러나오기를 소망합니다.
이제 저희는 11월, 감사의 달에 들어섰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의 삶에 행하신 일들을 돌아보면 감사할 이유가 참 많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모든 날,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순간조차도 하나님께서 붙들어 주셨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우리 가운데 일하시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우리를 인도하고 계십니다. 감사는 과거의 은혜를 기억하는 마음이며, 현재의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고, 미래에 대한 믿음의 고백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8)는 말씀처럼, 감사는 특정한 날이나 형편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상황 속에서 드려야 하는 예배의 태도입니다.
이제 2025년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남은 두 달 동안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세어 보며, 감사로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단풍처럼 짧지만 아름다운 시간 속에서도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우리의 삶이 감사로 물드는 한 달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오중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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