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를 헤아리는 한 주
다음 주일은 추수감사주일입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이 감사의 절기는 단순히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라, 우리 삶 가운데 행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이번 한 주를 특별히 감사를 준비하는 시간으로 보내면 어떨까요?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우리 각자의 삶에는 참으로 다양한 일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기쁨과 성취로 가득한 순간들도 있었겠지만, 시련과 아픔으로 힘들었던 시간들도 있었을 겁니다. 건강의 문제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가족 간의 갈등이나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로 힘든 시간을 보내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순간들 가운데서도 우리는 여전히 살아있고, 숨 쉬고 있으며, 이 자리에 함께 있습니다. 그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의 삶을 지켜 주신 하나님의 손길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감사는 자연스럽게 솟아오르는 감정이기보다 의도적인 결단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 한 주간만큼은 의도적으로 감사의 제목들을 하나씩 떠올려 보기를 권면합니다. 올해 처음 주신 은혜, 오래도록 기도했던 일에 대한 응답,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힘, 가정을 붙잡아 주신 손길, 공동체를 통해 나에게 주신 위로와 격려, 마음이 지쳤을 때 회복시켜 주신 은혜 등… 잔잔하지만 분명한 하나님 은혜의 흔적들을 조목조목 기록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는 기억하는 것에서 시작되고, 기억은 우리의 마음을 다시 하나님께로 향하게 합니다.
우리가 감사할 수 있는 이유는 환경이 완벽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 모든 환경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선하시기 때문입니다. 지나온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어도, 그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지켜 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그 은혜를 헤아리다 보면, 마음속에 다시 평안이 자리 잡고, 믿음의 시선은 더 깊어지며, 감사는 더 풍성해집니다.
감사는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킵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 주를 보낼 때, 우리는 기쁨과 평안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감사는 우리의 시선을 우리 자신에게서 하나님께로 향하게 합니다. 우리가 가진 것이 아니라 우리를 지키시는 분을 바라보게 됩니다. 사랑하는 필그림교회 성도님들, 이번 한 주를 감사로 준비하며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하여 다가오는 추수감사주일에 우리 모두가 진정한 감사로 충만한 예배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한 해 동안 우리 각자에게 베푸신 크고 작은 은혜들을 기억하며, 그 모든 것에 감사하는 복된 한 주가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오중석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