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과 함께 배우는 연약함의 은혜
지난 12월 29일, 2025년의 마지막 주에 저는 독감에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곧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3주가 지나가는 지금까지도 기침이 멈추지 않습니다. 매주 설교를 준비하고, 성도들과 대화를 나누어야하는 목회자의 일상이 회복을 더디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살아오면서 겪은 독감 중 이번이 가장 심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저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올겨울 독감이 유난히 심하게 유행하면서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계십니다. 교우들 중에도 몇 분이 같은 증상으로 힘들어하시는 것을 보며, 이 작은 바이러스 앞에 우리 모두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건강할 때는 잘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아플 때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숨 한 번 편히 쉬는 것, 기침 없이 말할 수 있는 것, 밤새 푹 잘 수 있는 것. 이 모든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병상에서야 더욱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독감을 통해 성도들의 사랑을 더 깊이 경험했습니다. "목사님, 괜찮으세요?", "많이 무리하지 마세요"라는 따뜻한 안부 메시지들이 제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어떤 성도님들은 제가 빨리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홍삼, 도라지, 인삼 등 귀한 것들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그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기도가 느껴져 감사와 함께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아플 때 받는 작은 관심 하나하나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12장 9절에서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 짐이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고백합니다. 우리의 연약함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는 통로가 됩니다. 목회자도 아프고, 지치고,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연약함 속에서 주님의 은혜가 더욱 풍성하게 경험됩니다.
사랑하는 필그림교회 성도님들, 올 한 해는 우리 모두 건강하게 지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직도 독감이나 다른 질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속히 회복되시기를 기도합니다. 혹시 지금 어디가 아프거나 불편하신 분이 계시다면, 그 연약함 속에서도 주님의 위로하심과 치유하심을 경험하시기를 축복합니다. 건강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될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오늘 숨 쉬고, 걷고, 말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건강할 때 더욱 주님을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연약함까지도 사용하셔서 더 깊은 은혜를 경험하게 하실 줄 믿습니다. 2026년 한 해, 영육간에 강건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오중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