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골짜기를 무사히 통과한 천로역정의 주인공 크리스천은 ‘신실(Faithful)’ 이라는 형제와 조우합니다. 홀로 두려움과 고난을 견디며 걸어왔던 크리스천에게 신실과의 만남은 새로운 위로와 기쁨이 되었습니다. 특히, 두 사람은 천국을 향해 걸어가며 자신들이 겪었던 일들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함께 믿음의 여정을 이어갑니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홀로 믿음의 길을 걷도록 부르신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연결된 공동체로 부르셨습니다. 성경은 말씀합니다. “서로 돌아보아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히브리서 10:24) 때로는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지친 영혼을 일으키고, 따뜻한 배려와 작은 섬김이 다시 걸어갈 힘을 줍니다. 우리가 교회 안에서 서로 교제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함께 모여 예배하는 것뿐 아니라, 서로의 삶을 돌아보고 믿음 안에서 격려하며 세워 주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함께 걸어가야 할까요? 서로를 판단하기보다 존중하고, 나의 생각을 앞세우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먼저 손을 내밀어 사랑의 섬김을 행해야 합니다. 사랑은 어렵지만, 동시에 가장 쉬운 일이기도 합니다. 작은 관심과 배려, 진심어린 격려와 존중, 그리고 묵묵히 곁을 지켜 주는 사랑에서 드러납니다.
존 번연은 이런 표현으로 챕터를 마무리합니다. “혼자 걸었더라면 누릴 수 없었을 즐거움이었다.” 이 마지막 문장은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믿음의 여정은 혼자 앞서가는 경주가 아니라, 함께 천국을 향해 걸어가는 순례의 길입니다. 서로를 통해 위로를 얻고, 서로를 세워 주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하신 교회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저는 워싱턴필그림 교회 모든 성도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즐거움을 누리는 은혜가 있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민진성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