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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칼럼
[칼럼] 주님, 괴롭습니다 (2018년 4월 29일)

주님, 괴롭습니다.

 

부흥회를 마치고 나서, 지난 월요일에 "Paul, Apostle of Christ" 영화를 보았습니다. 사도바울이 로마제국의 네로 황제에 의해 참수형을 당하기 전, 로마 감옥에서 있었을 때 누가와 대화를 나누는 내용들, 그리고 그 당시 핍박 속에서도 로마에 함께 모여 공동체 생활을 하던 크리스천들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솔직히 영화 자체로만 보면 별로 재미있는 영화는 아닙니다. 흥미를 이끌어내는 헐리우드 영화식의 드라마틱한 요소도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이미 엔딩이 어떻게 될지 다 알고 보는 영화이기 때문에 긴장감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날, 영화가 바울의 참수형으로 순교하면서 끝이 나는데, 제 눈에서는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이미 지식적으로는 아는 내용들이었는데 그날따라 새삼스럽게 내 마음에는 주체할 수 없는 뭔가가 있었습니다. 성령님의 일하심이었겠죠. 영화가 끝이 났어도 자리를 뜰 수 없어서 계속 좌석에 앉아 먹먹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눈물은 영화가 감동적이고 은혜스러워서 나오는 눈물이 아니었습니다. 괴로움의 눈물이었습니다. 내 삶을 사도바울과 비교해 볼 때,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것 같아 보여서 마음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마치 가짜가 진짜를 만나서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며 어찌할 바 모르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정말로 바울과 같이 저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솔직히 자신이 없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솔직히 바울과 같은 삶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설교하고 나서 성도님들이 좋아하면 나도 좋아하고… 은혜 받았다고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면 그것을 은근히 즐기고…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좀 폼 나는 목사의 삶을 원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무 괴로웠습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나도 바울과 같이 자신을 희생하며, 선으로 악을 이기고, 이제 사형을 기다리는 그 비참한 감옥의 삶속에서도 끝까지 예수님만을 나타내며, 이 세상에서의 부귀영화가 아니라 영광스러운 천국을 소망하고,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데, 그날따라 저는 그런 삶을 살 자신이 없었습니다. 내 마음 한 켠에는 바울과 같은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참 힘들었습니다. 교회의 성도들에게 우리도 바울과 같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을 가르쳐 왔으면서도 내 안에 이중적인 모습이 있는 것 같기에 하나님께 창피했습니다.

 

 “주님, 이렇게 안절부절 못하는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더욱 주님이 원하시는 모습으로 저를 변화시켜 주시옵소서. 세상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목회하지 않게 하시고, 더욱 겸손하고 성실한 모습으로, 아직 온전하지는 않지만 좀 더 바울과 같은 모습으로, 매일 내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고, 좁은 길을 걸으며, 주님이 맡기신 사역 신실하게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이런 부족한 저를 쓰시기 원하신다면 바울과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치겠습니다. (오중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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