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그림 교회 담임목사님과 성도님들께 올립니다.  

고난주간입니다. 

이 주간, 주님의 십자가에 다시 마음이 사로잡혔습니다.

아들을 보내신 아버지께 
형틀에 달려 영혼을 드리신 영원한 아드님께
그분의 고통 안에서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볼 수 있게 하신 성령님께
거룩한 삼위하나님께 온 마음을 드리고 싶습니다.

존 스타트의 고백이 저희의 고백이 됩니다.
‘십자가 없이 하나님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십자가의 신비에 흑암에 갇혔던 마음의 눈이 밝혀졌던 때가 생각됩니다.
죄인들 중의 괴수라는 바울의 인식이 저희의 것이 됩니다. 
우리를 묶어 한 소망, 한 믿음, 한 백성이 되게 하신 그분께 온 마음을 드려 찬미를 올려드립니다. 모든교회와 더불어 그분의 고난을 묵상하며 이 주간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이곳 골짜기 교회당의 두짝으로 된 정문 양편에 각기 한글과 스페인어로 ‘나는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 밖에는, 아무것도 알지 않기로 작정하였습니다’라고 했던 바울의 고백이 쓰여져 있습니다. 이 고백이 안데스의 골짜기마다 터져나오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안데스소식을 전합니다.

날마다 폭우가 거세게 쏟아지는 우기의 중턱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안데스 선교회의 동역교회인 리마의 몬떼시나이교회의 50주년 기념예배에 참석차 예매한 버스정류장에 나갔다가 밤버스를 타기 직전에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퍼붓듯 쏟아지는 비로 리마로 향하는 산악도로가 침수되어 허리가 끊어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계속되는 폭우로 복구가 지연되어 한 달은 족히 걸린다고 하여 당분간 묶여있게 될 듯 합니다.

와스까랑 교회

예배와 교육 및 유년주일학교는 지역교회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산악동역자인 발렌띤 전도사님 내외분은 여든 연세에도불구하고 저희와 변함없이 사역의 동반자로 자리를 지키고 계십니다. 그분들의 후임을 지원한 분이 있었으나 아직은 결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섯 마을의 흙벽돌집에서의 유년주일학교사역과 청소년 교육도 여전합니다.

안데스선교회(Misión Andena)

안데스 선교회에 속한 리마의 청년들과 교회의 중직들의 헌신은 매주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일이 이름을 댈 수 없는 리마 청년대학생들의 안데스 선교에의 헌신은 저희 선교의 중추로서 계속 지속되고 있습니다. 청년들을 매주 보내기에 그들 가정의 부모들의 기도가 뒷받침되고 있어서 온 리마 교회가 합심하는 선교가 되었습니다. 근래 리마와 안데스를 오가는 대형사고가 잇달았었는데도 열 한시간을 장거리 버스로 밤길을 달려와 다시 밤길로 돌아가는 선교팀의 청년들을 주님께서 보호하셨다고 믿습니다. 이 청년선교팀을 위한 기도를 게을리할 수 없습니다. 
선교회의 어린이 안데스 전문 사역인 '몬떼빵'사역은 페루학교의 학사일정과 같기에 방학중인 3월말까지 방학을 가졌으며 4월 초에 다시 시작을 위해 리마교회는 바자회 등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지만 리마에서 안데스로 오가는 버스길인 산중턱이 끊어져서 좀 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협력선교

까라스의 오순절교회 Bendicida para Bendecir교회의 검은 산맥 어린이선교지역인 꼬노빠(conopa)사역은 함께 하는 룬델 집사님외 선교팀과 저희가 일정부분 참여하여 계속 돕고 있습니다. 첩첩 검은 산맥의 깊은 산중에 숨어있는 이 마을에도 폭우는 차별없이 쏟아지지만 복음의 일꾼들에게서 숨겨질 수 없습니다.

세월이 물처럼 흘러간 선교를 통해서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가장 귀중한 가르침은 고통받는 사람들의 눈물에 저희의 눈물을 한데 섞는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는 자와 함께 울며’라는 사도의 최후권면은 신앙인의 회심과 성숙됨의 가장 예리한 척도로 생각됩니다. 복음의 길, 신앙인의 길, 선교자의 길에서 이제야 심장 한 부분이 고난받는 이들의 형편에 함께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 사역의 끝까지 흑암에 갇힌 안데스의 영혼들을 자유케 하는 이 복음전파의 소명을 저희가 더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기도제목

지난 번 소식에서 올린 아래의 기도는 저희의 계속되는 기도입니다. 
기도의 동역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1. 선교센터인 와스까랑장로교회 처소에 도농연합청소년양육을 위한 합숙 및 여러 종류의 수련회를 위한 신앙교육관의 증축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2. 안데스 선교회의 인력과 구조의 온전함과 발전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현지선교회의 지속적인 선교를 위한 현지인 후원체계구축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3. 산악지역 광역전도 및 교육에 참여하는 현지단기선교팀이 지속적으로 멤버가 키워지고 충원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4. 북부안데스선교센터인 와스까랑교회에 속한 교우들의 영적인 성숙과 현지인사역자의 후임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5. 여전히 산악복음선교에 악의를 품고 있는 일부 현지인들의 도모가 무너지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6. 선교사역의 끝까지 저희 내외(이승훈, 김구영)의 건강과 영적인 성장을 위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페루선교에 여기까지 계속해서 동역해 주셔서 다시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같은 사랑의 후원과 기도로 인하여 저희는 지금도 안데스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저희가 다 갚을 길 없는 이 같은 동역의 손길에 그분의 풍성한 것으로 채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2018년 3월 30일 페루 북부 안데스 산골짝에서 이승훈, 김구영 선교사 드림